최근 스페인 청소년 대표팀은 이산 알만사, 아다이 마라 등을 필두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막내 라인인 06년생들의 활약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여기 스페인 최강팀에서 일취월장하며 프로의 벽을 두들기고 있는 선수가 등장했다. 라로하(스페인 대표팀 별명)의 미래, 나아가 NBA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우고 곤살레스이다.
태어나보니 농구선수
우고 곤살레스 페냐(Hugo González Peña)
생년월일 2006년 2월 5일
국적 스페인
출생지 마드리드
신장 198cm
포지션 SG/SF
2006년 2월 5일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우고 곤살레스는 현역 농구선수인 부모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동생과 농구를 시작했다. 7세였던 2015년 우고는 부친이 뛰고 있던 마드리드 북부 지역 아마추어팀 CB 산아구스틴델과달릭스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했다. 2년 뒤 지역 농구대회에 초청받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레이더에 포착된 우고는 2017년 9세에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에 입단하게 된다.
연령별 코스를 빠르게 통과한 우고는 2022년 16세에 B팀까지 승격했다. 거기에 자국에서 개최한 U17 농구월드컵에 팀 유일 2006년생으로 참가해 주축 멤버로 활약하며 준우승에 기여, NBA 스카우트들에게 본인의 이름을 알렸다.
성공적인 비시즌을 보낸 우고는 프로 첫 시즌부터 1군에 포함되며 시즌을 시작했고 리가 엔데사 개막전 경기 막판에 출전하면서 프로 데뷔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 역대 최연소 데뷔 4위의 기록으로 이날 득점도 기록하는 등 홈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U18 팀이 참가하는 ANGT에서 뮌헨 예선 MVP를 수상, 8경기 17.9득점 4.6리바운드 2.1어시스트 2.6스틸 1.6블록을 기록했다. 잔실수가 조금씩 보이긴 했으나 대회 연령보다 1살 어린 우고의 성장세는 더 이상 유망주 대회에서 뛸 실력이 아님을 입증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에 이바지했다.
https://twitter.com/ACBCOM/status/1721115840114827576
그라나다 원정 팬들에게도 인기 많은 우고 곤살레스
이번 시즌 유의미한 출전 시간을 받진 못하고 있으나 스타 군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꾸준히 1군에 얼굴을 비추며 현재까지 6경기 출전했다. 우고의 NBA 드래프트는 2025년부터 참가 가능한데, 높은 순번을 위해서는 출전 시간이 필수이다. 그렇기에 다음 시즌 우고의 이적은 예정된 절차라 할 수 있는데 필자의 예상으로는 NBA G리그 이그나이트가 달려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그나이트가 최근 해외선수 리쿠르팅에 적극적이고 플레이스타일상 볼륨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출전 시간이 필요한 우고에게 유망주 육성 전문 팀 이그나이트는 제법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아직 프로 계약을 하지 않았기에 NCAA를 선택할 수 있고,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한 스페인 하위권 팀에 임대 이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NCAA는 1학년이 출전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스페인 하위권 팀은 ‘강등’의 위험이 있어서 팀이 하위권을 맴돌면 출전 시간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내년 여름 NBA 드래프트를 앞두고 우고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굉장히 기대된다.
우고 곤살레스가 농구하는 방법
스페인 하부리그에서 빅맨으로 선수 생활을 한 우고 곤살레스의 부친 파코 곤살레스는 아들을 어린 시절부터 핸들러로 키웠다. 어린 시절부터 외곽에서 공을 쥐는 시간을 많이 가졌기 때문에 동포지션 대비 드리블이 좋은 축에 속한다. 양손 드리블이 가능하므로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드라이브인이 곤살레스의 주 무기로 자리 잡았다.
수비 성공 후 트랜지션에서 본인이 직접 공을 몰고 득점까지 해결하는 상황을 연출해 낸다. 눈에 보이는 수비수는 쉽게 제치면서 전진하는 모습을 보면 기술이 좋게 보일 수 있지만 기습적인 손질에 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서 1번 역할을 소화하긴 힘들어 보인다.
우고는 공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아 헬프 디펜스, 리바운드 가담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이는 엘리트 슈터, 엘리트 핸들러가 적은 청소년 경기에서 순간적인 압박에 이겨내지 못하는 선수를 공략하는 팀의 지시일 때도 있지만 소속팀, 대표팀 가리지 않고 3점 라인에서 마크맨을 버리고 리바운드를 잡으러 골 밑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면 본인의 성향도 담겨있다.
이러한 집중력이 양날의 검으로 다가오는 상황이 존재한다. 골 밑에서 본인의 운동능력을 앞세운 헬프 블록에 두각을 보이는 편이지만 반대로 공에만 집중하다가 종종 본인의 마크맨을 놓쳐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패스 퀄리티가 나쁜 선수가 아님에도 공을 잡으면 림을 보고 직진하는 성향이다. 골 밑이 조금이라도 비어있으면 곤살레스가 빠르게 림 어택할 수 있으나, 밑에 수비수가 지키고 있음에도 자신 있게 덩크를 시도하다가 오펜스파울을 범하거나 블록을 찍히며 당하는 경우가 꽤 있다.
하지만 약속된 패턴 플레이는 공수에서 모두 잘 소화해 내는 편이므로 조정해 준다면 이런 약점은 줄일 수 있다.
언급된 김에 패턴 플레이에서 우고의 역할은 상황마다 다르다. 핸들러, 컷인, 3점 슛 등 모든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랍패스를 제법 잘 올리기 때문에 2대2 게임을 수행할 수 있고, 오프볼 무브가 빠르고 영리하여 빈 곳을 순식간에 파고들어 득점한다.
3점 슛에 관해서 아직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이는 기본적으로 손끝 감각이 살짝 무딘 감이 있기도 하다. 덩크를 제외한 훅슛, 레이업이 빗나가는 빈도가 낮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자유투 성공률이 80%를 넘기 때문에 슈팅에 소질이 없는 선수는 절대 아니다.
작년과 올해 3점슛 폼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작년에는 상체(복부~가슴)에서 슈팅이 시작하는 빠른 슛 릴리즈를 동반한 슛 폼이었다. 하지만 슈팅이 다소 짧은 모습을 보이면서 대회 3점슛 성공률이 28%로 저조했다.
이후 슛 폼을 보면 점점 시작점이 내려가 하체(허벅지~사타구니)에서 시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슛에 힘을 더 모으고 던지기 때문에 비거리가 늘었고 성공률도 비례했다. 슛 릴리즈까지 여전히 빨라서 성공적인 변화이긴 하지만, 낮은 위치에서 슈팅 시작 때문에 수비수의 컨테스트를 달고 슛을 넣을 수 있는 슈터로서는 거리가 있다.
우고의 가장 큰 장점은 운동능력이다. 남들 머리 위로 뜨는 점프, 속공에서 빠르게 뛰어나가는 스피드, 빅맨의 포스트업도 버틸 수 있는 파워까지 빼놓을 것 없다. 신체적인 재능은 노력으로 커버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이는 우고의 잠재력에 매우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수비 후 속공, 공격 후 백코트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적극적이라 우고가 코트에 있으면 숫자 싸움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맨투맨 디펜스 시 핸들러 수비를 시킬 만큼 사이드 스텝도 빠르게 밟아 쫓지만 순간 도가 빠른 가드를 상대로는 벅찬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솔레이션 수비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이기 때문에 2~4번 포지션을 상대로는 위협적인 수비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의 우고를 요약하자면 이것저것 시켜보면 제법 흉내는 낼 줄 알지만, 역할을 몰아주기엔 여백이 분명히 존재하는 선수다. 하지만 좋은 운동능력을 지니고 있고 슈팅도 발전의 여지가 충분하므로 세밀하게 다듬어 준다면 멀티포지션 육각형 유망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스페인프로농구 리가 엔데사(Liga Endesa) 2024-25 시즌 프리뷰 (2) | 2024.12.03 |
---|---|
FIBA 인터콘티넨털컵 2023 리뷰: 농구 클럽 월드컵을 주목하라 (1) | 2023.02.21 |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역대 12인 올스타 (1) | 2023.01.31 |